루카스? 베니는 지리멸렬하던 자신의 삶 속 그런 이름의 인간이 있었는지 기억해 내려 미간을 짙게 찌푸리다가, 이내 깨달은 얼굴을 했다.
"아."
그러고 보니 그런 이도 있었지. 몇 년 전 친구의 손에 끌려간 클럽에서 마주한 남자. 말이 꽤 통해서, 정작 친구는 내버려두고 남자와 클럽을 떠났다. 이후로도 몇 번의 밤을 함께한 적도 있었더랬다. 나름 진지한 관계를 그렸노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. 이별을 먼저 고한 것은 그였다.
이유는 단순하고도 명료했다. 베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단 것.
베니 자신은 어떻게 반응했던가?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다. 그래, 역시 남자하고는 잘 안되는가 봐. 하고 말하면서.
나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. 단지 그 정도의 짧은 만남이었다. 그러니까 나중에 다른 여자와 붙어먹어서 아들을 낳았든 말든, 막말로 이제 와서 어쩌라고?
"....그렇구나, 니콜라오스. 하지만 나는 급한 일이 있어. 네 아버지에게는 직접 연락하라고 전하렴."
베니의 성의 없는 대꾸에 니콜라오스가 아이답지 않은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.
"아, '급한 일' 말이죠. 당신의 여행 계획. 하지만 이 말을 들으면, 날 따라가 봐야 할 이유가 생길걸요?"